음악은 언제나 여러가지 감정을 전달해 준다. 때로는 슬픈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기쁜 순간을 더욱 더 기쁘게 만들어준다. 특정 순간에 함께할때는 음악을 듣는 것 만으로도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해주는 매개체 역활을 한다. 혹자는 음악을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할 정도로 우리에게 음악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미지 출처 - 다음영화(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80780)


)*본 포스팅에는 영화의 스포일러와 개인적인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비긴어게인은 음악과 우리의 일상을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누군가는 한때 잘나가던 스타 프로듀서 였지만, 현재는 맥주값도 없는 빈털털이 신세가 되어버렸다. 누군가는 남자친구와 함께 음악을 하는 행복한 꿈을 꾸었지만, 스타가 되어버린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버렸다. 공통점이라고는 현재 신세가 처량하다는 것 밖에 없는 이 둘을 이어주는 것은 음악이다. 


친구인 제임스가 공연하는 Bar에서 우연히 노래를 부르게 된 그레타는 손님들 대부분이 그녀의 음악을 탐탁치 못한다는 것을 알고서 낙담하지만, 그 곳에 있던 단 한명의 손님 댄에게 그 음악은 진흙속에서 찾은 진주처럼 다가온다. 


그녀가 부른 A step you can't take back 는 술에 취한 댄의 창작욕에 불을 지피고 그는 노래를 듣는 내내 남들에게는 들리지도 않는 드럼소리와 바이올린, 피아노 등 각종 악기가 들려오면서 대박을 예감한다. 


우연한 계기에 만나게 되는 영감으로 표현되는 이 순간을 나는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행복으로 다가오는 순간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즉 소확행이라고 말이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오래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을 오래 살아가면 경험이라는 것이 쌓이고 일상에 무감각 해져간다.

언 듯 보기에 좋을 것 같지만, 자연의 변화, 시간의 흐름속에서 느껴지는 행복을 알아차리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영화 속 에서 존 카니 감독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댄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던 사울은 나이를 먹은 사람을 대표하고 있다. 그는, 돈이 될만한 음악만을 원한다. 세속적인 자본주의 물들어버린 사람으로 등장한다. 스타가 되어버린 데이브는 자신의 음악이 아닌, 팬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려고 한다. 즉, 인기를 위해서 자신의 진정성을 포기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댄은 그 중간에 위치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그레타를 만남으로써, 그녀의 음악을 존중하고 그녀의 생각을 존중한다. 그리고 자신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레타는 꿈을 쫓아가는 사람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내가 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을 원한다. Lost Stars는 다른 누구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데이브를 위한노래, 그녀와 데이브, 둘을 위한 노래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녀의 진정성이 표현된다.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이들을 나누어서 생각해보면, 세속적이고 자본주의에 물들어버린 사람들 꿈을 향해서 나아가기를 멈춰버린 사람들과 꿈을 향해서 한발자국을 내딛고자 하는 사람들도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레타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고 그녀에 의해서 댄이 먼저 동화되고 이 둘에 의해서 비긴어게인(Begin Again)이 시작되고 실현된다.


영화 속 뉴요커 식으로 '빌어먹을 돈'에서 벗어나서 좋은 스튜디오, 좋은 악기, 좋은 프로듀서 아무것도 없이 음악이 좋아서 모여서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그것이 비긴어게인이며, 음악이 아니라 다르게 비추어보면 우리의 일상도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한다.


스티븐 킹은 사계인 봄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꿈, 행복을 이야기하였고, 존 카니 감독은 영화 속 음악을 통해서 희망, 꿈, 행복을 말하고 있다.


"이래서 내가 음악을 좋아해"


"왜죠?"


"가장 따분한 순간까지도 갑자기 의미를 갖게 되니깐, 이런 평범함도 음악을 듣는 순간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처럼 변하지 그게 음악이야"


"꼭 하고 싶은 말은 나이가 들수록 이런 진주들이 갈수록 잘 보이지 않아"


"진주보다 꿰는 줄만 보여요?"


"진주까지 가는 줄이 점점 더 길어져 이 순간이 진주야, 그레타"


"그런 것 같아요"


"이 모든 순간들이 진주였어"


길거리에서 시민들의 항의를 듣고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울리는 경적소리,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 사람들이 떠는 소리, 등 각종 소음도 하나의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일상의 모든 순간들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규정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너무 거창한 것을 생각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소중한 행복은 우리가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속에 있었는데 말이다.


일상의 소중함, 이 모든 순간들이 진주였다는 것을 깨달은 댄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집을 나와서 있던 생활을 청산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는 것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레타는 자신의 옆에 있을 사람이 데이브가 아님을 다시금 느낀다. 그리고 댄, 레이첼, 스티브, 말콤 등 팀 전원과 함께 만든 음악을 1달러라는 가격에 업로드 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는 꿈, 희망,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속에 녹여서 보여준다. 그리고 자본주의를 전면적으로 반박하고 비판한다. 맥주 한잔 사먹을 돈도 없던 댄이었지만, 그의 마음속 열정은 그가 가진돈과 비례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악을 듣는 순간에 행복을 느꼈던 댄 처럼, 오늘은 나에게만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보아야 겠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한가지 행복은 찾은 것 같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좋은 영화 한편을 보고 마음껏 대화하고, 생각하면서 여운을 느끼는 그런 행복말이다. 이것이 소확행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다시 시작하자. 비긴 어게인 처럼(Begi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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